1년 넘게 환수 없이 유지 중인 무환수 어항의 실제 운영 기록을 정리했습니다. 하스타투스와 다양한 수초, 드라이아이스 이탄 시스템까지 직접 경험하며 느낀 변화와 유지 방법을 담았습니다.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저의 물생활 근황을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작년 8월쯤 호기심 반, 충동 반으로 시작했던 작은 어항이 어느덧 1년을 훌쩍 넘겼네요. 처음에는 단순히 물고기 몇 마리 키워보자는 마음이었는데, 지금은 퇴근 후 가장 먼저 어항부터 들여다보는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물생활을 하다 보면 생각보다 변수가 정말 많습니다. 수초가 갑자기 녹아내리기도 하고, 이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잘 지내던 생물이 어느 날 갑자기 보이지 않아 한참 들여다보게 되는 날도 있었네요. 특히 저는 환수 없이 유지하는 ‘무환수 어항’을 목표로 운영하다 보니, 초반에는 작은 변화에도 괜히 예민해지고 이것저것 건드리게 되더라고요.
그런 시행착오들을 지나 지금은 제법 안정적인 모습의 어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수초와 박테리아, 그리고 어항 속 생물들이 조금씩 균형을 맞춰가면서 이제는 물도 꽤 맑게 유지되고 있고,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들도 하나둘 생기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은 환수(물갈이) 없이 증발한 물만 보충하며 유지하고 있는 저의 ‘무환수 어항’ 1년 기록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과연 정말 물갈이 없이도 유지가 가능한지, 그리고 1년 동안 어항 안에서는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천천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1년의 도전, ‘무환수 어항’은 성공적!
저의 메인 어항은 이름 그대로 ‘무환수 어항(No-Water-Change Tank)’입니다. 주기적으로 물을 갈아주는 대신, 증발해서 부족한 물만 보충해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과연 이게 가능할까, 물이 금방 깨지는 건 아닐까 걱정이 많았습니다.
물론, 시작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닙니다. (글 서두에 ‘우여곡절’이 있었다고 했죠? ?) 하지만 수초와 박테리아, 그리고 생물들이 만들어내는 자연적인 순환 사이클이 자리를 잡으면서, 지금은 사진처럼 아주 맑고 깨끗한 물을 자랑하고 있답니다. 1년 넘게 환수 없이 이 정도 수질을 유지하고 있다니, 스스로도 참 대견합니다.
잠깐! 무환수 어항이 뭔가요?
무환수 어항은 단순히 환수를 ‘게을리’하는 어항이 아닙니다. 풍성한 수초가 어항 속 질산염을 영양분으로 소모하고, 바닥재 깊은 곳의 혐기성 박테리아가 질산염을 질소 가스로 분해(탈질)하는 등, 어항 자체가 하나의 ‘완결된 생태계’로 기능하도록 설계하는 방식입니다.
무환수 어항은 수초와 박테리아가 물속 노폐물을 자연적으로 분해·정화하여 물갈이 없이도 균형을 유지하는 시스템입니다.
암모니아 → 아질산 → 질산으로 이어지는 질소 순환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고, 수초가 최종 노폐물을 영양분으로 흡수합니다.
먹이 급여 과다나 생물 밀집만 피하면 자연 생태계처럼 장기간 유지되는 것이 무환수 어항의 원리입니다.
어항 속의 귀염둥이, 하스타투스 7마리
이 평화로운 어항에는 아주 작고 귀여운 열대어, ‘하스타투스(Hastatus Corydoras)’가 살고 있습니다. 하스타투스는 일반적인 코리도라스와 달리 바닥보다는 중층에서 유영하는 것을 좋아하고,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군영’이 정말 아름다운 친구들이죠.
작년에 10마리 정도로 시작했는데, 아쉽게도 몇 마리가 용궁을 가고 지금은 7마리가 남아 꿋꿋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비록 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활기차게 어항 속을 누비는 모습을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무환수 어항의 핵심! 풍성한 수초와 CO2
무환수 어항이 유지되는 가장 큰 비결은 바로 ‘수초’입니다. 제 어항에는 다양한 수초들이 자라고 있어요.
- 미니헤어그라스: 바닥을 잔디밭처럼 덮어주는 전경 수초입니다.잘 자랐지만 잔디가 아니라 모내기를 한것 같네요. 미니라고 샀는데 아닌것 같기도하고요.
- 삼각모스: 유목이나 돌에 활착시켜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부분적으로 갈색으로 변했는데 더운 여름을 지나느라 지쳤나봅니다.
- 미크란테뭄: 빽빽하게 자라며 새우들의 좋은 놀이터가 되어줍니다. 한동안 이탄 공급이 끊겨서 많이 줄었습니다.
- 암브리아: 성장이 빨라 수질 정화에 큰 도움을 주는 후경 수초입니다. 작년에 한촉 구매했는데 무수히 번지네요.



이 수초들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빛’과 ‘이산화탄소(CO2)’가 필수적이죠. 저는 조명과 함께 드라이아이스로 만든 이산화탄소 공급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수초들이 활발하게 광합성을 하며 어항 속 영양분을 쑥쑥 소비해준답니다.


수초는 광합성을 위해 이산화탄소(CO2)를 사용하며, CO2 공급이 부족하면 성장 속도가 크게 떨어집니다.
충분한 CO2는 잎의 건강한 발색과 튼튼한 조직 형성을 도와 전반적인 생장력을 높여줍니다.
따라서 안정적인 CO2 공급은 수초 어항에서 균형 잡힌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 외 작은 어항의수조들 근황
메인 어항 외에도 작은 수조들을 몇 개 더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쪽은 주로 수초를 축양하거나 작은 생물들을 잠시 분리해두는 용도로 쓰고 있어요. 이 작은 어항들도 나름의 생태계를 이루며 잘 유지되고 있답니다.

마무리하며

1년 넘게 물생활을 이어오면서, 작은 어항 속에 하나의 우주가 담겨있다는 것을 매일 실감합니다. 처음의 걱정과는 달리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무환수 어항을 보며 큰 보람을 느끼네요.
혹시 물생활을 망설이시거나, 저처럼 무환수 어항에 도전해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철저한 준비와 공부를 통해 꼭 도전해보시길 추천합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작은 생태계가 주는 기쁨은 정말 크거든요!
최근에는 겨울을 지나 초여름이 되면서 어항 분위기도 꽤 많이 달라졌습니다. 모스를 걷어내니 숨어 있던 미니헤어그라스와 미크란테뭄이 퍼져 있었고, 하스타투스 치어까지 보이기 시작했네요. 1년 반 정도 유지 중인 현재 근황은 아래 글에 따로 정리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어항 속 주인공인 하스타투스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직접 키우며 번식까지 경험했던 기록도 함께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