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을 지나 초여름이 된 무환수 어항의 1년 반 근황을 정리했습니다. 모스를 걷어낸 뒤 드러난 미니헤어그라스와 미크란테뭄, 새끼를 본 하스타투스, 다시 살아난 새우와 수초들까지 실제로 유지 중인 어항 변화 과정을 담았습니다.

겨울을 지나 다시 안정된 무환수 어항
가을쯤 한 번 소개했던 무환수 어항이 어느덧 겨울을 지나 초여름 분위기로 바뀌었습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래 유지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금은 따로 환수하지 않고 증발한 물만 보충하면서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계절이 지나면서 어항 풍경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겨울 동안 수초 상태가 크게 변했고, 최근 정리를 하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변화들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모스를 걷어낸 자리에서는 미니헤어그라스와 미크란테뭄이 퍼져 있었고, 하스타투스 치어와 다시 살아난 새우들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무환수 방식은 여전히 유지 중입니다. 수초와 박테리아 사이클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덕분인지, 물 보충만으로도 수질은 생각보다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모스를 걷어냈더니 숨어 있던 수초들이 올라왔습니다
겨울 지나면서 가장 상태가 안 좋아졌던 건 삼각모스였습니다. 갈변도 심했고 군데군데 녹아내리는 부분도 많아서 결국 꽤 많이 걷어냈습니다.
그런데 정리하고 나서 보니 그 아래 숨어 있던 미니헤어그라스와 미크란테뭄이 꽤 많이 퍼져 있더라고요. 빛을 못 받던 상태였는데 공간이 생기면서 다시 올라오는 느낌이었습니다.
특히 미니헤어그라스는 예전보다 활착이 꽤 진행됐습니다. 완전히 잔디밭처럼 촘촘하진 않지만 자연스럽게 퍼진 모습이 오히려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삼각모스도 다시 살아나는 중입니다
완전히 망한 줄 알았던 삼각모스도 최근에는 조금씩 생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이탄 공급을 다시 안정적으로 해주기 시작하면서 초록빛 새순이 다시 올라오기 시작했네요.
예전처럼 풍성한 상태는 아니지만,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꽤 큽니다. 수초는 환경만 맞춰주면 생각보다 회복력이 강하다는 걸 다시 느끼고 있습니다.

암브리아는 잘라도 끝이 없습니다
한동안 어항이 거의 암브리아 밭처럼 되어버렸었습니다. 성장 속도가 워낙 빠르다 보니 수면 근처까지 금방 올라오고 다른 수초들 빛도 가려버리더라고요.
그래서 최근에 과감하게 대부분 잘라냈는데, 정리하고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또 올라오고 있습니다. 확실히 무환수 환경에서는 암브리아가 정말 강한 수초라는 생각이 드네요.
수질 안정에는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서 완전히 제거할 생각은 없고, 앞으로도 적당히 트리밍하면서 유지할 생각입니다.
하스타투스 치어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봄 들어 가장 반가웠던 건 하스타투스 치어였습니다. 어느 날 바닥 근처를 자세히 보는데 아주 작은 개체가 돌아다니고 있더라고요.
처음에는 새우 치새인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분명 하스타투스였습니다. 무환수 환경에서도 번식이 이루어진 걸 보니 어항 상태 자체는 꽤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예전보다 수초량이 조금 줄어서 그런지 요즘 하스타투스들이 여과기 스펀지 위에서 쉬고 있는 모습이 자주 보입니다. 아무래도 은신처 역할을 하던 수초가 줄어드니 안정감 있는 공간을 찾는 것 같기도 하네요.

죽은 줄 알았던 새우들도 살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장 놀랐던 건 새우였습니다. 한동안 전혀 보이지 않아서 모두 사라진 줄 알았는데, 밤에 조명을 비춰보니 숨어 지내던 개체들이 꽤 남아 있더라고요.
특히 모스 아래와 수초 사이를 자세히 보니 작은 개체들도 간간이 보였습니다. 어항 안에서는 사람이 못 본다고 없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느꼈네요.
작년에 인제에서 잡아왔던 다슬기들도 여전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유목 주변이나 바닥을 천천히 돌아다니는 걸 보면 은근히 적응력이 강한 생물 같습니다.
무환수 어항은 조급하지 않게 지켜보는 시간이 중요했습니다
1년 반 가까이 무환수 어항을 유지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결국 조급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예전에는 작은 변화만 생겨도 괜히 손을 대고 싶었는데, 지금은 조금 느긋하게 어항의 흐름을 지켜보는 편이 됐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어항 분위기도 달라지고, 수초와 생물들도 계속 적응하면서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재미가 꽤 큽니다. 요즘은 퇴근하고 잠깐 어항을 바라보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편한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조금 더 자란 하스타투스 치어 근황도 기록으로 남겨보겠습니다.
함께 보면 좋은 무환수 어항과 하스타투스 이야기
이번 글은 무환수 어항을 1년 반 정도 유지하며 달라진 모습을 정리한 기록입니다. 이전에 남겼던 무환수 어항 1년 차 이야기와, 하스타투스를 직접 키우며 번식까지 경험했던 글도 함께 보면 어항 변화 과정과 하스타투스 사육 환경을 더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