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추에 검은점이 생겼을 때, 먹어도 될까요?
장을 봐온 배추를 펼쳐보니 잎이나 줄기에 까만 점들이 콕콕 박혀 있으면 당황스럽죠. “이거 버려야 하나, 먹어도 되나” 고민하다가 그냥 손이 안 가는 경우도 많으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대부분의 깨알 같은 검은 점(깨씨무늬, 페퍼스팟)은 인체에 무해하며 먹어도 괜찮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곰팡이나 부패로 인한 변색과 헷갈릴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하게 먹어도 되는 경우와 과감히 버려야 하는 경우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배추 검은점의 정체: 깨씨무늬·페퍼스팟이란?
배추 잎에 보이는 작은 검은 점은 흔히 깨씨무늬 혹은 페퍼스팟(Pepper spot)이라고 부릅니다. 이는 배추를 재배하거나 저장하는 과정에서 질소질 비료의 불균형, 온도·습도 변화, 저장 스트레스 등으로 생기는 일종의 생리장해입니다.
쉽게 말해,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해서 생긴 질병이 아니라 배추 자체의 색소가 변한 것에 가깝기 때문에 겉보기만 조금 안 좋을 뿐, 일반적인 섭취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겉모습이 ‘곰팡이·부패’와 비슷하게 보여 헷갈리기 쉬운 것이 문제죠. 그래서 아래 기준에 따라 먹어도 되는 깨씨무늬인지, 버려야 할 부패·곰팡이인지 구분해 보겠습니다.
1. 먹어도 되는 경우: 생리장해형 ‘페퍼스팟(점상변색)’
다음 조건을 만족한다면 대부분 생리장해형 검은점(페퍼스팟)일 가능성이 크고, 세척 후 가열 조리해서 드셔도 무방한 경우입니다.
① 검은 점의 모양과 분포
- 깨알처럼 작은 점들이 잎이나 줄기 표면·조직 내부에 여러 개 골고루 퍼져 있음
- 점이 둥글거나 타원형이고, 한 곳에 뭉쳐 있지 않고 흩어져 있음
② 촉감과 표면 상태
- 만졌을 때 거칠게 솟아오르지 않고 표면이 비교적 평평함
- 곰팡이처럼 솜털·가루 형태로 올라온 부분이 없음
- 잎이 물컹거리거나 미끈거리지 않음
③ 냄새와 색 변화
- 배추 특유의 풋내 정도만 있고, 시큼한 쉰 냄새나 곰팡내가 나지 않음
- 검은 점 주변이 노랗게 무르거나 갈색으로 썩은 듯 변색되지 않음
④ 이런 경우라면 섭취 가능
- 겉잎에 검은 점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단단하고 신선한 느낌일 때
- 절단면을 봤을 때, 검은 점이 깊게 파고들지 않고 점상으로만 보일 때
- 씻었을 때 점액이나 이상한 냄새가 나오지 않을 때
이런 경우라면 겉잎을 한두 장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잘 씻어 국·볶음·찌개·마라탕 등에 활용하셔도 무방합니다.
2. 버려야 하는 경우: 곰팡이·부패가 의심될 때
아래와 같은 특징이 보인다면 곰팡이 또는 부패가 진행된 것일 수 있으므로 섭취를 피하시고, 필요 시 해당 부분을 넉넉히 잘라내거나 통째로 폐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① 곰팡이(솜털·가루) 형태
- 검은색, 초록색, 흰색 등 솜털 형태의 곰팡이 포자가 눈에 보임
- 가루처럼 문질렀을 때 손에 묻어나오는 느낌이 있음
② 점액·미끈거림·물컹거림
- 잎을 만지면 미끌미끌, 끈적한 점액이 느껴짐
- 일부 부위가 과하게 물러 있고, 눌렀을 때 쉽게 으깨짐
③ 심한 냄새·이상한 색 변화
- 상한 음식처럼 시큼하거나 불쾌한 냄새가 남
- 검은 점 주위가 노란색·갈색으로 넓게 퍼지며 변색된 경우
- 검은 반점이 점점 커지거나 주변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일 때
④ 절단면까지 깊게 변색된 경우
- 배추를 반으로 갈랐을 때, 속까지 검게 변색이 들어와 있는 경우
- 줄기나 심 부분이 갈색·흑갈색으로 썩은 듯한 색을 띠는 경우
이와 같은 증상이 보이면 해당 부위를 넉넉하게 1~2cm 이상 도려내고, 부패가 심하거나 냄새가 많이 날 경우 해당 잎 전체 또는 통배추를 폐기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3. 안전하게 먹는 세척·조리 방법
검은 점이 생리장해형 페퍼스팟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도, 기본적인 세척과 조리 과정을 거치면 더 안심하고 드실 수 있습니다.
① 기본 손질 순서
- 겉잎을 한두 장 떼어낸 뒤, 먹을 부분만 잎을 떼어냅니다.
- 흐르는 물에 2~3회 충분히 헹궈 이물질을 제거합니다.
② 식초물 또는 소금물 활용
- 물 1L에 식초 1큰술 정도를 섞은 식초물에 5~10분 정도 담가 둡니다.
- 또는 0.5~1% 정도의 약한 소금물에 담갔다가 헹궈도 좋습니다.
- 이후 깨끗한 물로 한 번 더 헹군 뒤 사용하세요.
③ 가열 조리로 미생물 위험 줄이기
- 배추국, 찌개, 볶음, 전골, 마라탕 등 끓이거나 볶는 조리법을 추천드립니다.
- 가열 과정에서 일반적인 미생물 위험이 크게 줄어 안전성을 한 번 더 확보할 수 있습니다.
4. 어떤 요리에 쓰면 좋을까요?
검은 점이 있지만 부패가 아닌 페퍼스팟으로 판단되는 배추는 김치처럼 색과 모양을 신경 쓰는 용도보다는, 가열 조리하는 음식에 활용하면 더 좋습니다.
- 배추국, 된장국 – 깔끔하게 끓여내면 점이 거의 티가 나지 않습니다.
- 샤브샤브, 전골, 마라탕 – 강한 국물 맛과 함께 검은 점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 배추볶음, 배추찜 – 간장·마늘 양념과 함께 조리하면 부담 없이 드실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겉보기 색감이 중요한 겉절이·포기김치에는 가능하면 깨끗한 배추를 따로 사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5. 영양·건강 측면에서의 참고사항
페퍼스팟(깨씨무늬)은 현재까지 독성이나 인체 유해성이 보고되지 않은 색소 변화로 알려져 있으며, 충분한 세척과 가열 조리 후 일반적인 성인에게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아래와 같은 분들은 조금 더 보수적으로 관리하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 영유아에게 먹이는 배추
- 임신부나 고령자
-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분 (만성질환 등으로 인한)
이 경우에는 검은 점이 있는 부위를 충분히 제거하고, 반드시 가열 조리해서 섭취하는 쪽을 추천드립니다.
6. 배추 검은점 예방을 위한 보관법
집에서의 보관 습관에 따라서도 검은 점이나 변색이 더 빨리 진행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보관하시면 조금 더 신선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① 물기 제거가 핵심
- 배추를 사용 후 남은 부분은 겉면의 물기를 최대한 닦아줍니다.
- 물기가 많으면 부패·곰팡이·점액이 생기기 쉽기 때문입니다.
② 키친타월 + 지퍼백/용기 활용
- 배추를 적당한 크기로 자른 뒤, 키친타월로 한 겹 감싸 주세요.
- 그 상태로 지퍼백이나 밀폐용기에 넣고 냉장고 채소칸에 보관합니다.
- 안에 물방울이 맺히면 키친타월을 교체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③ 섭취 시기
- 통배추는 가능하면 1~2주 내에 다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이미 잘라진 배추는 단면이 빠르게 변색될 수 있으므로, 랩으로 단면을 밀착 포장하고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하세요.
정리: 배추 검은점,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 깨알 같은 평평한 검은 점이고, 냄새·점액·곰팡이가 없다면 → 대부분 생리장해형 페퍼스팟으로 세척 후 가열 조리 시 섭취 가능
- 솜털 곰팡이, 미끈거림, 악취, 넓은 변색이 있다면 → 부패·곰팡이 가능성이 크므로 폐기
- 애매할 때는 문제 부위를 넉넉히 도려내고, 그래도 찝찝하다면 과감히 버리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배추에 검은 점이 조금 있다고 해서 무조건 다 버릴 필요는 없지만, ‘먹어도 되는 검은점’과 ‘버려야 할 검은점’을 구별하는 눈을 가지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글을 참고하셔서, 앞으로는 배추 검은점을 보시더라도 조금 더 안심하고 현명하게 선택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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