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수도권에서 멀리 가지 않고도 겨울의 낭만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서해의 갯벌과 낙조, 강과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 겨울에 제 맛을 내는 굴, 그리고 따뜻한 남쪽 섬 제주까지. 한 해를 마무리하며 떠나기 좋은 국내 겨울 여행지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화성 제부도·궁평항 – 겨울 바다와 서해 낙조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제부도와 궁평항은 수도권에서 차로 1~2시간이면 닿을 수 있으면서도, 서해 겨울 바다의 낭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특히 썰물 때 드러나는 제부도의 바닷길과 궁평항의 붉은 낙조는 한 번쯤은 꼭 경험해 볼 만한 겨울 풍경입니다.
제부도 ‘모세의 기적’ 바닷길 통행 팁
제부도의 가장 큰 특징은 하루 두 번, 썰물 때면 약 2.3km 길이의 포장된 시멘트 도로가 바다 위로 드러난다는 점입니다. 이때 차량과 보행자 모두 섬으로 진입할 수 있는데,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라 불리는 바닷길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이 현상은 인근의 ‘탄도 유원지 방조제’ 영향도 크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물때 시간 확인입니다. 바닷길은 정해진 시간에만 통행이 가능하고, 만조 시간이 되면 다시 물이 차올라 길이 금세 사라집니다.
제부도를 계획하신다면,
- 출발 전 화성시 관광 정보 사이트에 접속해서
- 그 달의 제부도 바닷길 통행 시간표를 꼭 확인하신 뒤
- 섬에 들어가는 시간과 나오는 시간을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부분만 챙겨도 여행의 만족도와 안전이 크게 달라집니다.
서해 대표 낙조 명소, 궁평항
제부도와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이 바로 궁평항입니다. 궁평항은 서해안에서도 손꼽히는 낙조 명소로, 겨울철엔 특히 붉게 물드는 하늘과 바다가 장관을 이룹니다.
궁평항의 방파제는 길이 약 193m 정도로, 끝부분에는 낚시터 데크(피싱피어)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데크 위에서 바라보는 겨울 석양은, 탁 트인 서해 수평선 위로 해가 천천히 내려앉으며 하늘과 바다가 동시에 붉게 타오르는 풍경을 선사합니다. 사진 찍기에도 좋고, 한동안 말없이 서서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곳입니다.
낙조를 즐긴 뒤에는 항 주변 식당에서 서해산 해산물로 든든하게 마무리하기 좋습니다. 제부항과 궁평항 일대에는 회, 매운탕, 조개구이 등을 즐길 수 있는 식당들이 모여 있어 겨울 바다의 맛까지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2. 춘천 의암호·소양강 – 겨울 물안개와 케이블카 전망

강원도 춘천은 사계절마다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곳이지만, 겨울 새벽의 호수 풍경은 특히 독특합니다. 차가운 공기 위로 호수 수면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는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듯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겨울 물안개(Steam Fog)의 비밀
의암호와 소양강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겨울 물안개는, 차가운 대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호수 수면과 만나면서 생기는 증기 안개(steam fog) 현상입니다.
기온 차이가 클수록 물안개는 더 짙어지고, 특히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날 이른 아침에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펼쳐집니다.
- 물안개 관찰은 해 뜨기 전후 시간대가 핵심입니다.
- 해가 떠오르며 빛이 안개를 비출 때, 호수 위 풍경은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를 띱니다.
사진 촬영을 계획하신다면, 삼각대와 방한 장비를 잘 준비하시고, 해 뜨기 전에 미리 도착하는 편이 좋습니다.
국내 최장급 호수 횡단, 삼악산 호수케이블카
의암호를 새로운 시선에서 즐기고 싶다면 삼악산 호수케이블카를 추천드립니다. 춘천 삼천동에서 출발해 의암호를 가로질러 삼악산까지 이어지는 이 케이블카는, 전체 길이가 약 3.61km에 이르는 국내 최장급 호수 횡단 케이블카입니다.
겨울철에는 케이블카 안에서:
- 호수 위로 피어오르는 물안개,
- 눈이 내려 하얗게 덮인 산자락,
- 춘천 시내의 전경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색다른 경험을 선사합니다. 바람이 강하거나 기온이 낮은 날에는 체감 온도가 더 떨어질 수 있으니, 외투를 준비해 가벼운 겉옷 정도는 챙겨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의암호 주변에는 소양강 스카이워크, 가족 단위로 즐기기 좋은 레고랜드 등 다양한 관광 시설도 자리하고 있어 하루 일정으로 묶어 다녀오기 좋습니다.
3. 보령 천북굴단지 – 제철 굴 미식 여행

겨울이 되면 유난히 생각나는 해산물, 바로 굴입니다. ‘바다의 우유’라는 별명답게 영양이 풍부한 굴은 특히 겨울에 제 맛을 냅니다. 충남 보령의 천북굴단지는 싱싱한 굴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겨울 미식 여행지입니다.
글리코겐이 풍부한 천북 굴의 매력
천북굴단지에서 취급하는 굴은 주로 천북 굴(천북산 굴)로, 굴이 산란을 준비하는 겨울철에는 에너지원인 글리코겐(Glycogen)이 풍부하게 축적됩니다.
그 덕분에 11월부터 3월까지가 가장 맛과 영양이 뛰어난 제철 시즌입니다.
이 시기 천북굴단지에서는
- 생굴, 굴찜, 굴구이, 굴전, 굴밥 등
- 다양한 굴 요리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어
굴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천국과도 같은 곳입니다.
또한 매년 12월 전후로 천북 굴 축제가 열려, 보다 활기찬 분위기 속에서 굴을 즐기고, 특산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축제 시기에는 각종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는 편이라 가족 단위 여행지로도 좋습니다.
* 이런건 어때요 :겨울의 첫 맛, 각굴 찜과 하프쉘 요리로 즐기는 제철 바다 향기
겨울의 첫 맛, 각굴 찜과 하프쉘 요리로 즐기는 제철 바다 향기
겨울이 다가오면 시작되는 각굴의 계절. 집에서는 찜으로, 캠핑에서는 구이로, 그리고 하프쉘로 즐기는 신선한 제철 굴요리 방법을 소개합니다. 레몬과 청양고추, 마늘을 곁들인 하프쉘 각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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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만 겨울 철새 군무의 생태 장관
천북굴단지 인근의 천수만은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합니다. 겨울철이 되면 가창오리, 기러기, 다양한 종류의 오리 등 수만 마리의 겨울 철새가 이곳을 찾아와 장관을 이룹니다.
특히 AB지구 방조제 일대는 주요 관찰 포인트로, 해 질 무렵 무리 지어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하늘을 뒤덮는 새 떼의 움직임은 실제로 보면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줍니다.
굴로 배를 채우고, 천수만에서 철새 군무를 감상하며 자연의 리듬을 느껴보는 일정은 겨울에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4. 제주 애월·협재·새별오름 – 겨울 오름 트레킹과 해안 드라이브

차가운 북풍을 피해 비교적 온화한 남쪽으로 떠나고 싶다면, 겨울 제주도도 훌륭한 선택입니다. 특히 제주 서부 지역인 애월·협재 일대는 오름과 해변, 카페와 드라이브 코스가 어우러져 겨울에도 매력이 가득합니다.
억새가 아름다운 새별오름 트레킹
‘효리네 민박’ 등 다양한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진 새별오름은 높이 약 519m로, 왕복 1시간 남짓이면 부담 없이 오르내릴 수 있는 오름입니다.
가을부터 초겨울까지는 은빛 억새가 산 전체를 감싸듯 흔들리며, 어디서 찍어도 ‘인생 사진’을 남기기 좋은 풍경을 보여줍니다.
트레킹을 계획하신다면,
- 12월 제주 역시 바람이 강하고 일교차가 큰 편이기 때문에
- 몸을 잘 막아줄 방풍 재킷과
- 미끄러운 구간에도 안정적인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을 준비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정상에 올라 주변 오름과 들판, 멀리 제주 서부 해안선까지 한눈에 내려다보면, ‘그래도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 정도로 시원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감성 가득한 애월·협재 해안도로 드라이브
새별오름에서 내려와 서쪽으로 차를 몰면 곧 애월 해안도로와 마주하게 됩니다. 이 길은 제주 북서부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로, 겨울에도 푸른 바다와 거친 파도가 만들어내는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 ‘한담 해변’ 일대는 산책로와 카페, 포토 스폿이 잘 조성되어 있고
- ‘더럭분교’ 근처에는 감성적인 분위기의 카페와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들이 많아
젊은 여행객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구간입니다.
조금 더 이동하면 도착하는 협재 해변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 그리고 앞에 떠 있는 비양도 풍경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곳입니다. 겨울에는 한적한 분위기 덕분에, 모래사장을 천천히 걸으며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를 온전히 느끼기에 좋습니다.
협재 해변은 수심이 얕고 파도가 비교적 잔잔한 편이라, 여름에는 물놀이를 즐기는 장소지만, 겨울에는 조용한 산책과 사진 촬영을 위한 명소로 변신합니다. 해질 녘에는 노을이 비양도와 바다를 붉게 물들이며 또 다른 풍경을 선물합니다.
겨울이라고 해서 집 안에만 머물 필요는 없습니다. 서해의 바닷길과 낙조, 호수 위 물안개, 제철 굴과 철새 군무, 그리고 제주 서부의 오름과 해안도로까지. 조금만 발걸음을 옮기면 계절이 주는 풍경과 맛, 공기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여행지가 우리 주변에 충분히 있습니다.
올겨울에는 위 네 곳 중 한 곳을 골라, 올 한 해를 차분히 정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작은 겨울 여행을 떠나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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