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b이란 무엇일까?
고기를 양념하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여러 양념을 섞은 ‘가루 형태’를 만들어 재료에 뿌리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액체 양념을 만들어 고기를 재워두는 방식입니다. 우리의 불고기 양념 방식이 바로 후자에 해당합니다.
이 중에서 첫 번째, 즉 가루 형태로 만들어 고기에 문질러 바르는 방식을 Rub(럽)이라고 합니다. ‘Rub’은 영어로 ‘문지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고기에 이 양념 가루를 손끝으로 비비며 문질러 주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Rub과 시즈닝(Seasoning)의 차이
Rub과 시즈닝은 비슷하지만 약간의 개념 차이가 있습니다.
- 시즈닝(Seasoning)은 소금에 여러 향신료를 섞은 것.
- Rub은 시즈닝보다 넓은 개념으로, 소금 외에도 설탕, 허브, 향신료 등이 함께 들어갑니다.
즉, 시즈닝은 ‘간’을 위한 것이고, Rub은 ‘향’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시즈닝은 조리 전이나 중간에도 사용하지만, Rub은 조리 몇 시간 전에 발라 고기에 향이 스며들도록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Rub은 입자가 조금 더 거친 편입니다.
Rub을 직접 만들어 쓰는 이유
요즘은 수입 Rub 제품도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자신의 입맛에 맞게 직접 만들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마리네이드보다 Rub을 더 자주 사용하는데, 이유는 단순합니다. Rub은 준비가 간단하고 결과를 예측하기 쉽기 때문입니다. 물론 마리네이드에 비해 깊은 맛은 덜하지만, 충분히 풍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Rub을 잘 만드는 두 가지 원칙
- “네 소금을 알라” — 자기가 사용하는 소금의 짠맛과 염도를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기의 크기와 두께에 맞춰 어느 정도의 양을 써야 하는지 감으로 익혀야 합니다.
-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원칙” — 중심이 되는 향신료(백설공주)를 정하고, 이를 받쳐주는 여러 향신료(일곱 난쟁이)를 조합해야 균형 잡힌 맛이 납니다.
Rub을 만드는 기본 연습
삼겹살 2근 정도의 고기를 기준으로, 소금과 후추의 양을 각각 A4 용지 위에 덜어보며 어느 정도의 양이 적당한지 감을 잡아보세요. 이 양으로 Rub을 만들어 6시간 정도 재운 뒤 프라이팬에 구워 맛을 확인합니다.
짭다면 소금을 줄이고, 싱겁다면 늘리면서 자신만의 기준치를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 가지 소금 브랜드로 계속 연습하는 것도 좋습니다. 소금마다 염도가 다르기 때문에, 익숙해져야 정확한 맛을 재현할 수 있습니다.
자주 쓰이는 향신료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향신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통후추, 월계수잎(Bay Leaf), 정향(Clove), 로즈마리, 타임, 바질, 오레가노, 파슬리
- 추가로 너트메그, 계피가루, 산초가루 등도 사용됩니다.
각각의 향신료는 실제로 씹어보고 향과 맛을 익히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후추의 향을 기준으로 강도를 비교하면서 자신만의 조합을 만들어 보세요.
Basic Rub 기본 레시피
가장 기본적인 Rub 레시피는 다음과 같습니다. 약 1컵 분량입니다.
- 황설탕 1/4컵
- 파프리카 가루 1/4컵
- 굵은소금 3큰술
- 훈제소금 1큰술 (또는 굵은소금 대체)
- 흑후추 3큰술
- 마늘가루 2티스푼
- 양파가루 2티스푼
- 샐러리씨드 2티스푼
- 케이엔페퍼 1티스푼
이 재료들을 곱게 갈아 잘 섞어주세요. 고기 1파운드(약 450g)당 2~3티스푼 정도를 사용하면 적당합니다.
비율의 황금법칙
Rub을 구성하는 주요 비율은 다음과 같습니다.
- 소금 : 설탕 : 파프리카 : 향신료 = 1 : 1 : 1 : 1
- 또는 간단히, 소금 : 설탕 : 향신료 = 1 : 1 : 2
이 비율은 대부분의 Rub 레시피에 적용 가능한 기본 구조입니다. 소금의 염도나 개인의 기호에 따라 약간 조정하면 됩니다.
응용 Rub 레시피 예시
1. 케이준(Cajun) Rub
- 굵은소금 1/4컵
- 파프리카 가루 1/4컵
- 마늘 플레이크 1큰술
- 양파 플레이크 1큰술
- 타임 1큰술
- 오레가노 1큰술
- 흑후추 1큰술
- 백후추 2티스푼
- 케이엔페퍼 1~2티스푼
- 갈은 월계수잎 1티스푼
이 Rub은 설탕이 들어가지 않아 매콤하고 강한 향이 특징입니다. 후추와 타임, 오레가노의 조합이 향과 맛을 이끌어가는 구조입니다.
2. 자바(Java) Rub
커피의 쌉싸름한 향이 특징으로, 쇠고기에 특히 잘 어울립니다.
- 갈은 커피 6큰술
- 굵은소금 2큰술
- 황설탕 2큰술
- 파프리카 2큰술
- 흑후추 2티스푼
- 마늘가루 2티스푼
- 양파가루 2티스푼
- 큐민(Cumin) 1티스푼
- 코리앤더 1티스푼
- 코코아가루 1티스푼
커피와 코코아가 어우러져 묵직하고 풍미 있는 맛을 냅니다. 스테이크용 소고기 Rub으로 추천드립니다.
마무리하며
Rub은 결국 내 입맛에 맞는 균형을 찾는 과정입니다. 정답은 없고, 시행착오를 통해 자신만의 황금비율을 찾아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Rub의 진짜 맛은 실험과 경험에서 나온다.” 오늘은 마트에서 향신료 몇 가지를 골라, 나만의 Basic Rub을 한 번 만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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